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선택과 재테크 전략 비교해 보기: 전세 구하기 / 내집 마련하기 / 갭투자하기
부와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여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남자입니다.
현실적으로 돈 때문에 가정의 여러 의사결정이 좌우되는 것은 어느 정도 객관적 사실이다. 예산 때문에 사는 동네가 결정되고, 자식에게 지원해 줄 수 있는 범위가 결정된다. 또한 생에 후반부에 어떤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을지도 결정된다. 누군가는 분명 돈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누군가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인생을 보내고 있으리라.
물론 개인이 재테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인생을 약속할 동반자를 만난 시점부터는 개인이 아닌 ‘가정’ 단위의 사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가정은 의견이 달라 싸우는 반면, 어떤 가정은 이해와 공감을 토대로 합심하여 재테크에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낼 것이다.
신혼부부가 처음에 같이 어떤 전략을 선택하고 구사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오늘은 신혼부부가 부동산과 관련하여 어떤 전략을 처음에 취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다루고, 이와 관련한 여러 선택지에 대해서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서 다뤄보겠다. 사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내용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만 어떤 종류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 단순화해서 다루도록 하겠다. (그래도 글이 굉장히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신혼부부를 위한 필수 부동산 재테크 전략 3가지
1.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
신혼부부가 가장 생각하기 쉽고 일반적으로 고르는 선택지다. 모은 종잣돈과 대출을 받아 전세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렇게 할 경우 4년(2+2) 마다 전세 계약만 하면 된다. 다만, 4년 뒤에는 전세 금액이 올라서 집주인이 원하는 금액에 맞춰 계약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마저도 집주인이 2년 뒤에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다른 집을 구해야 한다.
참고로 예전에는 전세 대출 제도가 있지 않았다. 자신의 자산 수준에 맞는 집에 임차해서 작게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전세 대출이라는 제도가 국민의 거주 눈높이를 높였음은 인정해야 한다.
실제로 필자가 투자한 아파트에도 세입자가 오른 전세 시세에 맞춰 재계약을 최근에 했다. 오른 가격에 계약을 하지 않고 다른 곳을 구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재계약 시점에 비슷한 거주 수준의 아파트는 모두 매물이 없는 상태였으며 예산을 낮추면 더 안 좋은 동네로 가야 했다. 오래 살아온 동네, 더욱이 자식을 학교에 보내야 한다면 더더욱 동네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 장점:
- 쉽고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 일반적으로 본인이 가진 종잣돈의 수준에 비해 더 좋은 동네에 거주할 수 있다.
- 월세로 사는 방식에 비해서는 거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큰 수리가 필요한 사항은 집주인이 해결해준다.
- 단점:
- 자산을 증식하는 관점(재테크)에서는 최악의 선택이다. 돈이 묶이면 사실상 투자는 물 건너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 시간이 지나면 돈 벌어서 집주인의 전세금을 올려줘야 한다. 올려주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2년 혹은 4년마다 이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2. 내 집을 마련하는 경우
요즘 들어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먼저 사고 시작하는 신혼부부가 많이 늘었다. 그 증거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신생아 특례 대출의 신청액이 2024년에 급증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의 주변에도 6~9억대의 아파트를 먼저 매수하고 바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경우도 예전 대비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느낀다.
남녀가 모은 종잣돈 규모에 따라서 차이가 크긴 하지만 신혼부부가 현실적으로 6~9억대의 아파트를 대출 없이 매수하기에는 어렵다. 예를 들어, 7억의 집을 매수할 때 모은 돈이 3억이라면 4억의 돈을 대출받았을 것이고 다달이 내는 이자가 적지는 안다. 그나마 신생아 특례 대출을 활용하면 이자가 적을 수 있으나 웬만큼 돈을 버는 가정은 대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출을 받을 수도 없다. (신생아 대출 기준 - 30년 상환, 연이자율 2%, 원리금 균등 조건시 매달 약 150만 상환 필요)
부부합산 소득이 많거나, 대출 금액이 적지 않은 경우에는 앞으로 모아나갈 수 있는 종잣돈이 적을 것이고 적극적인 투자 생활을 이어나가기에는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대출 가능 여부와 매수할 자산의 적정 가격만 잘 산정할 수 있다면 프로세스가 복잡하지 않 애인을 비교적 쉽게 설득할 수 있기 때문에 (?) 많이들 선택하는 방향이다.
이후에는 남는 돈으로 투자를 진행하거나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보통 갈아타기 전략을 통해 자산을 불려 나간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양도를 할 때 차익이 많이 발생할 경우 내는 세금(양도세)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혜택을 활용하여 더 좋은 동네, 더 좋은 주택으로 계속 갈아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 장점:
- 본업(직장)이 바빠 재테크에 신경 쓰기 어려운 직장인에게 적합하다. 내 집 하나 마련해두면 신경 쓸게 없다.
- 남의 집을 임차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집이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 (대출 금액만 갚으면 돼서 리스크가 거의 없다)
- 단점:
- 매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과정에서 실수할 확률이 높다. (사실 꼭지에 사도 팔지만 않고 버티면 언젠가 오르긴 한다..)
- 투자자로서의 많은 경험을 쌓기 어렵다. (매수, 매도 경험, 세입자 관리 경험, 시장 대응 경험 등)
- 다주택자 투자 전략 대비 자산 증식이 매우 느리다. (n억이나 되는 돈이 ‘내 집’에 묶인다)
3. 월세로 거주하며 투자를 이어나가는 경우
흔히들 말하는 ‘거주/보유 분리 전략’이다. 나는 월세로 살고, 내집마련 할 돈으로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다. 소위 말하는 ‘갭투자’ 방법을 활용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내집마련에 썼을 돈이 3억이라면 8억 정도 되는 아파트를 매수하고, 세입자를 구해 5억의 전세 금액과 내 돈 3억을 사용해서 잔금을 치르고 매수를 한다. (물론 현재 전세 시세가 5억이라면 가능한 방법이다)
위 내집마련과 간단히 비교해봐도, 같은 종잣돈으로 내집마련을 할 경우 7억 정도의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반면, 거주/보유 분리 전략을 구사할 경우 8억의 집을 매수할 수 있다. 부동산은 더 비싼 자산을 매수하면 매수 할수록 자산이 오르는 폭도 다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세를 놓은 금액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르기 마련이다. 전세는 보통 10년에 2배 정도로 오르기 때문에 처음에 놓은 전세는 점점 올라 초기 투자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는 사기적인 결과를 낳는다. (물론 가치가 있는 수도권 물건에 투자했다는 가정이 있다)
- 장점:
- 내집마련 대비 높은 투자 수익률
- 투자를 이어나가며 많은 계약을 경험하게 된다. 투자 실력도 복리 효과가 있어서 점점 더 좋은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단점:
- 월세를 전전긍긍하며 살게 될 수도 있다. 불안하다.
- 단기적으로 봤을때 전세 대비 지출이 꽤 크게 느껴질 수 있다.
- 월세라면 빌라 혹은 오피스텔 거주 확률이 높은데 아이를 키우는 경우에는 아파트 대비 여러 단점이 존재한다. (아무래도 아파트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내집마련 vs 거주보유 분리 수익률 비교
위 글을 읽다 보면 내집마련 하는 방향과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방향이 수익률이 얼마나 차이가 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할 수 있겠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예시를 토대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모든 계산은 설명을 위해 단순화했다.)
- 종잣돈이 2억이 있고 내집마련 하는 경우와 거주보유 분리를 했을 때 수익률을 비교해 보자.
- 2017년 당시 매수와 투자를 가정하고, 2021년 고점 당시 매매가를 토대로 수익률을 계산한다.
1/ 내집마련 기대 수익률
2억의 종잣돈과 대출을 최대한 끌어 5.5억까지 받아 용산구의 이촌동 한가람 아파트 25평을 매수했다고 가정해 보자. 21년도 고점 기준으로는 무려 약 19억까지 상승한 단지이다.
7.5억에 매수했고 18.9억까지 상승했으니 총수익은 11.4억이고 수익률은 570%이다.
당연히 감안해야 할 부분은 해당 기간 동안 5억 대출금에 해당하는 이자를 갚아 나갔겠지만 이를 생각하지 않고 수익을 최대한으로 냈다고 가정하겠다.
2/ '거주보유 분리' 기대 수익률
2억의 종잣돈이라면 2017년 당시 당산동 당산현대 5차 30평을 2채 매수할 수 있었다. (매매 6.3억, 전세 5.2억)
21~22년 전고점을 기준으로 해당 물건은 15억까지 올랐었다.
(15억 - 6.3억) x 2채 하면 총수익은 17.4억이다. 투자금이 2.2억 정도였으니 총수익률은 약 790%이다.
재밌는 점은 전세는 7억까지 올라서 처음 투자 당시보다 거의 2억 가량 올랐다. 2 채니까 총 4억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투자금이 2억이었는데 오히려 2억이 더 생겼고 물건을 매도하지 않더라도 이를 활용해서 추가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다.)
물론 내집마련의 경우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혜택을 이용하면 양도세가 없다는 이점이 있어서 세금 면에서 유리한 부분은 있고 세입자를 구하거나 관리하는 번거로운 일들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 이점은 있다.
하지만 '거주/보유 분리 전략'은 양도세 등 부가 지출 비용, 임대인으로서의 역할에서 오는 번거로움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전세 금액을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수익금/수익률을 높이고자 한다면 비교가 되지 않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4. 글을 마무리하며
위 내용만 보면 당연히 후자인 거주/보유 분리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정답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본인이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다주택자 전략은 단순 전세로 거주하거나 내집마련을 하는 방향 대비 많은 노력과 예상치 못한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 내 집이 아닌 다른 집에 임차하며 사는 과정에서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으며, 잘못된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돌이키기 어려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투자를 잘하지 못해서 생각보다 수익이 나지 않거나, 잘못된 원칙을 가지고 투자를 해서 가정을 위험에 처하게 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수익에 눈이 멀어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를 한다면 실제로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물론 내집마련 전략도 부동산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투자를 해보면 알겠지만 적은 리스크로 수익률 몇 백 프로를 달성할 수 있는 건 부동산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내 집이라도 마련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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